2013년 11월 13일 수요일

[게임콕콕-다크폴:잔혹한 전쟁] 살떨리는 하드코어 PvP게임의 진수


'울티마 온라인'을 시작으로 지난 15년간 적지 않은 해외산 샌드박스 게임들이 국내를 공략했다. 딱히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고 할 만한 게임은 없는 가운데, '리프트'를 기점으로 더 이상 유사 장르 게임들은 국내에 잘 보이지 않는 듯했다. 그야말로 어느날 갑자기 엠게임은 '다크폴'의 국내 서비스를 발표하더니 어느새 국내 시장에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저었다.
역시 '외산 샌드박스 게임'은 이번에도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강했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치는 달랐다. '다크폴'은 한 때 대기표 3,000명을 찍으며 그야 말로 '선전'하는 타이틀이 됐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다크폴'은 무수한 적들 가운데서 홀로 떨어져 집을 짓고 채집을 하고 성장하는 게임이다.
당장 길만 잘못 들어도 호전적인 유저들이 갑자기 튀어 나와 '갱(PK)'을 서슴지 않는다. 한 번 죽으면 인벤토리에 갖고 있던 아이템을 모두 잃고 마을로 다시 회귀, 은행에 맡겨둔 돈이나 아이템을 찾아 다시 모험을 떠나야 한다. 그야말로 '하드코어'란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게임이다. 이 게임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바로 '생존형 MMORPG'다.

샌드박스의 매력
'다크폴'은 시작부터 샌드박스 게임 형태의 전형을 보여준다. 시작하자마자 잠깐 동안 조작법을 익힌 다음 넓디 넓은 대륙에 홀로 버려진다. 손에는 낫, 곡괭이, 삽 등 왠지 전투와는 무관한 아이템들이 잔뜩 들려져 있고, 최소한 생존에 필요한 기본 무기들로 게임을 시작한다. 그런데 게임에는 경험치 바가 없다. 대신 '기량 포인트'와 '업적 시스템'이 있는데, 유저는 특정 행동을 하거나, 업적을 달성할 때 마다 '기량 포인트'를 얻는다. 예를들어 처음 나무를 캐서 목재를 얻으면 기량포인트가 1점씩 오르는 식이다.

 

   
이 기량포인트는 일종의 스킬 포인트로, 유저가 원하는 스킬을 찍어 캐릭터를 강력하게 만들어나갈 수 있다. 이 때, 유저가 올리는 스킬은 크게 제약이 없으며 전투용, 생존용, 생산용 등 다양한 부분에 자유롭게 투자해 성장해 나갈 수 있다. 게임 내에는 딱히 세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업적이 존재하는데, 북미 유저들의 팁을 들어보면 기량포인트에는 제한이 없다.
때문에 전체적인 게임은 유저에게 어떤 것을 강요하지 않은 채 각자 게임 플레이를 즐기도록 유도한다.

한국 vs 일본간 국가대전
사실 전반적인 게임 분위기는 PvP게임에 가깝다. 초보존을 벗어자나자마자 사냥터를 습격하는 PvP유저들이 득시글대는 만큼 초반부터 스스로를 방어하는 방법을 고민하도록 만든다.
마을 내에서는 마치 전쟁이라도 난 양 동료들을 모집하는 유저들이 끊이지 않는다. 특히 전체 채널을 보면 수시로 전투 이야기가 쏟아지면서 왠지 모를 긴장감이 감돈다.

 

   
그도 그럴 것이 현재 '다크폴'은 한국과 일본 공동 서버를 두고 동시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때문에 한국과 일본간의 대결처럼 그림이 그려지면서 시작부터 PvP에 대한 니즈가 강하다. 특히 게임 내 시스템 중 주요 진지를 점령하고 방어하는 '공성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이 분위기는 더욱 팽배하다.
또한 채팅창 좌측 하단에는 일본 유저들의 글이 실시간으로 올라오는데, 수시로 한국을 비하하는 글과 같이 도발성 메시지가 종종 포착되는 경향이 있어 저절로 동기 부여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진지를 확보하라
지난 5일밤부터 6일 사이에는 게임 내 성을 둘러 싸고 공선전이 치열하게 전개되면서 게임의 색깔을 확연히 드러나게 했다.
'다크폴'을 플레이하는 클랜들은 마을과 성을 점령할 수 있는데, 이 개수에 한계가 있어 후발주자들이 성을 차지하기 위해서는 앞서 차지한 클랜들과 경쟁을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공격측 클랜은 공성석을 사용해 공성을 선포하고 1시간뒤 본격적으로 공성을 학 되는 구조다.

 

   
일단 공성석이 박히는 순간, 수비측은 방어 인력을 끌어 모으고 채팅창 등을 통해 친한 클랜이나 용병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된다. 반대로 공격측 역시 사전에 상대방의 전력을 파악하고 2배수에서 3배수가 넘는 인원들을 모집한 뒤 공격을 강행했다.
수비측은 단합이 잘되는 베테랑들로, 지형 지물을 활용해 치고 빠지는 전술을 보여줬지만 10대 30 넘는 싸움을 이길 수는 없었다. 다크폴'의 공성전은 호 이해관계에 따른 동맹 관계와 전략 전술의 운영에 따라 예측할 수 없는 변수들이 자주 튀어나오는 편이었다.

스카이림과 셰도우베인의 격돌
' 다크폴'을 접한 신세대 유저들은 '스카이림(엘더스크롤5)'을 연상하는 듯하다. 맵을 오가면서 원하는 퀘스트를 클리어하고 기량(퍽)을 올리면서 강화하는 구조 때문인 것 같다. 처음에는 낮설지만 하루 이틀 지나고 나면 흥미롭게 플레이 할 수 있다고 이들은 말한다.
올드 유저들에게는 '셰도우 베인'의 공성전과 함께 '울티마 온라인'의 시스템을 연상해 볼 만하다. 전반적인 PvP와 조작법은 '셰도우 베인'에 가깝고, 실제 생활은 '울티마 온라인'에 가깝다. 때문에 게임은 북미게임을 즐겨 하던 올드 유저들과 새로운 게임 문화를 접하는 신세대 유저간 격돌로 번저 나가는 듯 하다. 이미 타 게임에서 틀을 잡은 유저들로 구성된 길드들이 게임을 지배하고 있는 한편, 신규 유저들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점차 갈등이 일어나는 형국을 보이고 있다.

 

   
특히 게임 내에서 종종 언급 되는 '막피(무차별PK)'로 인해 클랜간 분쟁이 발생하면서 일촉측발의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팽팽한 긴장감 속에 신규 유저들이 전력으로 가세하기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다크폴'이 선전하는 이유도 여기서 찾아볼 수 있는 듯하다. 게임은 일본전, 클랜, 공성전, PK 등 다양한 요소가 유저들로 하여감 묘한 유대감이 형성된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사건 사고들과 이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게임 플레이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한가지 단점이라면 꽤 오래전 나온 게임을 연상케하는 그래픽 스타일과 유저 인터페이스다. 또한 아직 클라이언트 안정화가 덜 된 관계로 수시로 게임에서 튕기는 문제도 남아 있다. 그렇다한들 PvP를 좋아하는 유저들에게 무엇이 걸림돌이 되겠는가. 만약 PvP를 좋아하는 유저들이라면, 하드코어 PvP를 기반으로 한 '신작 MMORPG'에 대한 갈증이 있는 유저라면 한번쯤 해볼만한 타이틀임은 틀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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