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투데이 부산=백민재 기자]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고 있는 게임쇼 지스타 2013에서는 한국의 게임중독법이 글로벌 핫이슈로 떠올랐다.지 스타를 찾은 해외 게임 개발자들과 관계자들은 한국의 게임 중독법을 저마다의 논리로 비판했다. ‘월드 오브 탱크’ 개발사인 워게이밍의 빅터 키슬리 대표는 게임을 초콜릿에 비유하며 “몇몇 사람들이 과하게 초콜릿을 먹는다고 정부가 초콜릿을 규제를 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인가”라고 말했다.
이 어 “세상이 알고 있는 한국의 이미지는 삼성, 현대 같은 대기업뿐만 아니라 온라인게임의 발상지라는 것”이라며 “저의 모국인 벨라루스는 인구 1000만명의 작은 나라인데, 게임을 통해 최소 7500만명의 유저들이 벨라루스라는 나라에 대해 알게 됐다”고 강조했다.
소니온라인엔터테인먼트의 맷 힉비 ‘플래닛사이드2’ 디렉터는 “한국에서는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범죄로 이어지는 비율이 매우 낮다”며 “게임이 폭력을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이야기할 때 한국의 사례를 꼭 든다”고 꼬집었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의 데이비드 킴 수석 디자이너 역시 “내가 알기로는 미국에는 게임 규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의 목소리에는 게임 개발자로서의 자존심이 묻어났으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한국 개발자들에 대한 측은한 마음까지 느껴졌다. 동시에 게임을 마약과 도박, 알코올과 같은 범주로 묶는 발상 자체에 대해 의아함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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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트라인 베스트팔렌 연방주 측은 “독일 정부는 중독 치유에 대한 지원을 하지만 술과 마약에 집중돼 있을 뿐, 게임을 중독 물질로 구분하지 않는다”며 “독일에서 게임을 개발할 경우 해외 진출에도 더 유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국내 게임업체 관계자는 “한국에서 게임이 지금과 같은 대우를 계속 받는다면, 매우 매력적인 제안”이라며 “여건만 된다면 독일뿐만 아니라 어디라도 떠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게임을 마약과 도박, 알코올과 같은 범주로 묶는 이른바 ‘게임중독법’은 정신과 의사 출신인 새누리당 신의진 의원이 추진 중이다. 하지만 같은 정신과 의사들 사이에서도 게임을 중독물질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영식 중앙대학교병원 정신의학과 교수는 14일자 한겨레신문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4대 중독법에 게임을 넣는 것은 의학적으로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게임 문제라며 병원을 찾아오는 소아·청소년들을 수년간 살펴보면 순수하게 게임의 문제인 경우는 극소수”라며 “게임을 마약·알코올·도박과 함께 통합 관리하는 식의 접근 방법은 신중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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